엄마표영어를 진행하면서 Q&A 시간에
백이면 백 나오는 질문 하나만 꼽으라면 이것이다.
“선생님, 제 발음이 정말 나쁜데 괜찮아요? 아이가 제
발음 따라하면 어떡해요. 그래서 책도 못 읽어주겠어요.”
긴 말 필요없이 답을 드린다. “정말 괜찮습니다!” 발음
걱정하는 시간에 책을 한 페이지 더 읽어주며 놀아주자
고 진심을 꾹꾹 눌러담아 당부의 말씀을 드리곤 한다.

물론 엄마, 아빠의 발음이 좋다면 그건 플러스 요인은
맞다. 하지만 영어를 노출할 때, (소리노출 차원에서)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소리는 ‘양’이 아니라 ‘질’이 훨씬
더 중요하다. 내 발음 하나로 아이의 영어실력이 ‘올라가
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내가 얼마나 대단한 발음으
로 많이 들려주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모의
목소리로 얼마나 ‘상호작용’을 제대로 하며 즐거운
감정을 전달해주었느냐가 키 포인트이다. 6년 엄마표
영어 해보니 이 중요성을 정말 많이 실감한다.

부모가 영어환경을 조성해줌에 있어서 ‘발음이나
유창함과 같은’ 실력은 성공의 필수요건이 아니다.
내 발음이 나빠도 아이와 함께 깔깔 웃는 시간을 보내고
품에 넣고 같이 딩굴어보고, 쓰다듬고, 눈마주치며 또
한 번 까르르 뒤집어졌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것이 바로 엄마, 아빠가 영알못이고 발음이 나빠또
수많은 엄마표영어 성공 키즈들이 나올 수 있는
핵심이자, 본질이다.

R/L 혀 꼬여서 다음 생에나 구분될 거 같고, 강세와
억양은 이 무슨 서울 사람인데 사투리 하는 것 마냥
들쭉날쭉 이라 해도, No worries. 정말 걱정하지 않으셔
도 된다. 아이들은 본인들이 많이 듣는 소리를 따라가게
되어 있다. 제 아무리 원어민급 엄마라 한 들, 아이 옆에
서 귀에 24시간 내내 영어로 말을 걸고 있는 게 아니다.
매일 매일 책 몇 권 읽어주는 것이 최대치인 부모 비율이
훨씬 많지 않은가. 만약에 엄마아빠 발음이 나빠서 책
읽어주기가 겁이 나고 엄마표영어 시작 자체를 망설이고
계신다면 정말 그럴 필요가 하나도 없다는 점 꼭~
마음밭에 잘 새겨두시기를!

아이는 CD 음원, 유튜브 등을 통해 원어민의 소리를
‘양적으로’ 더 많이 접한다. 그러니 발음에 대한 걱정보다
‘질적으로’ 좋은 말을 하나라도 더 건네보는 것, 여기에
우리의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더 바람직하겠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다?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어떤
책을 몇 권을 더, 좋은 발음으로 읽어줘야지’ 처럼
‘뭘 더 해줘야한다 마인드’ 보다 ‘그냥 우리 아이랑
좋은 시간 한 번 찐하게 보내보자’를 기본 베이스로
깔고 가면 반 이상 한다!

by  엘리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