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을까? 내 아이에게
책 읽어주려고 독서지도사 자격증까지 도전해 성공하는
엄마들이 있다. 평소 책을 좋아하던 엄마도 있을 것이고,
어려서부터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았는데 자식을 낳아
키우려 하니 책이 필요해진 엄마도 있을 거다. 어떤 때
이고 책은 그 자리에 있다가 내가 필요로 할 때 슬그머니
내 옆으로 온다. 아니 내가 슬쩍 책 옆으로 가는 게 맞겠
다. 그래서 책과 함께 하는 모임, 토론회, 강연 등을 찾다
지역 어린이도서관 강연을 찾아봤더니 마침 딱 1자리가
남았다. 냉큼 신청하고 가봤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강연을 듣고 오니 더 책이 좋아지고 평생 내 옆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내 주변엔 엄마가 아닌 사람이 별로 없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대부분 결혼을 해 자녀를 키우고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강연에 갔더니 참석자 모두
엄마였다.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그 아이는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까
싶어 괜히 부럽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엄마는
항상 집에 없었다. 일하러 나갔으니 나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을 테다.
저녁에 집에 오면 엄마는 저녁상 차려 밥 먹고
집 정리하고 잠자기 바빴고. 국민학생이던 나는 알아서
숙제를 해 놓지 않으면 다음 날 학교에서 곤란해진다는
걸 안 이후로는 쭉 혼자서 숙제를 했다. 책은 교실에
있던 학급문고에서 몇 권 빼내 읽은 게 다였다.
지긋지긋 하다는 전집 위인전, 전집 전래 동화 같은 게
우리 집에는 없었다. 그 시절 그런 책이라도 있었다면
내 인생이 지금과 달라졌을까?
책 읽는 엄마는 귀하다. 사는 게 바빠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요즘에는 더 그럴 테다. 엄마가 책을 읽는 것이 왜
중요할까. 자녀가 책을 싫어해서 걱정이고, 책을 읽지
않아서 걱정이라는 부모들에게 먼저 묻고 싶다. “본인은
책 읽으시나요?” 부모들 대부분 고개를 내젓는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을까. 부모도 읽지 않은 책을
아이에게 읽으라고 하면 읽겠는가. 우선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듯하다.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내는 중에 언제 책을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없다.
책을 읽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새벽 기상 후 하루 30분
씩 책 읽기를 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안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책을 읽을 수
있다. 저녁 식사 후 시간을 내 책을 읽을 수 있다. 잠자기
전 30분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런 시간에 책을 읽으면
아이에게는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데 소용이
있을까 싶지만, 아이들도 다 안다.
엄마가 책을 들고 출퇴근을 하거나, 엄마 가방 속에
책이 들어 있거나, 식탁 위에 책이 놓여 있거나, 서재
책상 위에 책이 있거나, 책장에 어떤 책이 꽂혀 있는지
일부러 말해주지 않아도 알고 있다.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아이들이라도 책이라는 물건은 인식한다. 그러다 보면
서서히 책에 스며드는 것이다. 몇 번 반짝 책 읽는 모습
을 보여준다고 해서 효과가 있진 않을 테다.
평소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자리잡혀 있지 않으면
시간이 꽤 필요하다. 그래도 해 볼 만한 일이지 않은가.
내 아이가 책 읽기를 바란다면, 나부터 책을 읽자.
물론 책을 읽으면 우선 나에게 좋다. 그 좋음을
아이에게도 전해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by 권은경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을까? 내 아이에게
책 읽어주려고 독서지도사 자격증까지 도전해 성공하는
엄마들이 있다. 평소 책을 좋아하던 엄마도 있을 것이고,
어려서부터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았는데 자식을 낳아
키우려 하니 책이 필요해진 엄마도 있을 거다. 어떤 때
이고 책은 그 자리에 있다가 내가 필요로 할 때 슬그머니
내 옆으로 온다. 아니 내가 슬쩍 책 옆으로 가는 게 맞겠
다. 그래서 책과 함께 하는 모임, 토론회, 강연 등을 찾다
지역 어린이도서관 강연을 찾아봤더니 마침 딱 1자리가
남았다. 냉큼 신청하고 가봤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강연을 듣고 오니 더 책이 좋아지고 평생 내 옆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내 주변엔 엄마가 아닌 사람이 별로 없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대부분 결혼을 해 자녀를 키우고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강연에 갔더니 참석자 모두
엄마였다.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그 아이는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까
싶어 괜히 부럽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엄마는
항상 집에 없었다. 일하러 나갔으니 나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을 테다.
저녁에 집에 오면 엄마는 저녁상 차려 밥 먹고
집 정리하고 잠자기 바빴고. 국민학생이던 나는 알아서
숙제를 해 놓지 않으면 다음 날 학교에서 곤란해진다는
걸 안 이후로는 쭉 혼자서 숙제를 했다. 책은 교실에
있던 학급문고에서 몇 권 빼내 읽은 게 다였다.
지긋지긋 하다는 전집 위인전, 전집 전래 동화 같은 게
우리 집에는 없었다. 그 시절 그런 책이라도 있었다면
내 인생이 지금과 달라졌을까?
책 읽는 엄마는 귀하다. 사는 게 바빠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요즘에는 더 그럴 테다. 엄마가 책을 읽는 것이 왜
중요할까. 자녀가 책을 싫어해서 걱정이고, 책을 읽지
않아서 걱정이라는 부모들에게 먼저 묻고 싶다. “본인은
책 읽으시나요?” 부모들 대부분 고개를 내젓는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을까. 부모도 읽지 않은 책을
아이에게 읽으라고 하면 읽겠는가. 우선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듯하다.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내는 중에 언제 책을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없다.
책을 읽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새벽 기상 후 하루 30분
씩 책 읽기를 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안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책을 읽을 수
있다. 저녁 식사 후 시간을 내 책을 읽을 수 있다. 잠자기
전 30분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런 시간에 책을 읽으면
아이에게는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데 소용이
있을까 싶지만, 아이들도 다 안다.
엄마가 책을 들고 출퇴근을 하거나, 엄마 가방 속에
책이 들어 있거나, 식탁 위에 책이 놓여 있거나, 서재
책상 위에 책이 있거나, 책장에 어떤 책이 꽂혀 있는지
일부러 말해주지 않아도 알고 있다.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아이들이라도 책이라는 물건은 인식한다. 그러다 보면
서서히 책에 스며드는 것이다. 몇 번 반짝 책 읽는 모습
을 보여준다고 해서 효과가 있진 않을 테다.
평소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자리잡혀 있지 않으면
시간이 꽤 필요하다. 그래도 해 볼 만한 일이지 않은가.
내 아이가 책 읽기를 바란다면, 나부터 책을 읽자.
물론 책을 읽으면 우선 나에게 좋다. 그 좋음을
아이에게도 전해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by 권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