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그냥 책 읽기를 바라지 않는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공부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시험 점수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책을 읽힌다.
물론 모든 부모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공부를 잘 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이들에게
진짜 도움이 될까? 공부를 위해 책을 읽는다고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읽으면 재미가 있을까? 우리는 답을 이미
알고 있다. 그 재미는 지극히 줄어들고 말 것이다. 그래
서 책 읽기를 처음 할 때 동화(문학)책을 읽으라고 한다.
동화책은 우선 재미가 있다. 동물이 주인공으로
나오기도 하고, 사람처럼 말을 하기도 하고, 인간과 같은
사회 속에서 동물들이 생활하는 모습도 나온다. 사람의
일이라면 너무 진지해서 재미가 없는 이야기도 동물들에
게 어떤 문제가 발생해 의논하면, 아이들은 그 문제에
집중해 잘 읽기도 하고 그 일을 자신과 비교해
생각하기도 한다.
꼭 동물의 이야기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동화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 주인공은 대게 또래가 많기 때문에 자신
의 입장에 빗대어 생각하기가 수월하다. 그래서 더 쉽게
재미를 느끼고 공감을 하게 된다. 어떤 문제를 사실 그대
로 서술하거나 설명한 글 읽기와는 다른 것이다. 보통
설명하는 글은 기억하기 어렵지만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
글, 동화(문학)는 비교적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재미와
공감을 느낀 기억이 머릿속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동화(문학)책을 아이들이 보는 유치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린이들의 입장에서 읽기 쉽게
쓴 이야기라고 해도 세상의 이치가 담겨있다. 다만
어른의 시각으로 보는 것보다 조금 단순화한 것뿐이다.
최근 청소년 문학 장르를 많이 읽게 됐는데, 청소년
문학 역시 그렇다. 읽다 보면 단순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10대들의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니다. 한 가정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로 확장된다.
아이의 이야기지만 내 이야기도 될 수 있다.
이렇게 책 속에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고
어떤 사건이 발생해 그 사건을 해결할 때까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결론
부분에 이르면 왜 내가 생각한 결론과 다른지, 또는 생각
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스스로
사고하게 된다. 조금씩 창의적 사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점이 문학 작품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학부모들이 기대하는 공부와 연결되는 지점일 것이다.
문학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게 되면 책 읽으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책을 읽는다. 필자는
독서지도 수업을 하면서 책상 위에는 수업과 관련 없는
책들도 올려놓는다. 수업과 관계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재밌을 만한 책들을 말이다.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지만 내가 말하지 않아도 책 제목을 슥 훑어보기도
하고, 호기심이 생기면 그 책에 관해 물어보기도 한다.
이야기를 해주면 심드렁하니 듣다가도 집에 가서
찾아보기도 하고,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한다.
어떤 땐 자극을 부추기기 위해 책 이야기를 하거나 책을
보란 듯 두기도 한다. 역시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서
아닌 척해도 표가 난다. 그렇게 책에 재미를 느끼고
독서력이 한 단계 상승하면 그 뒤로는 책 읽으라는
이야기가 필요 없어진다. 자기가 재밌는 책을 스스로
찾아서 읽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다양한 장르의
책 세계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될 것이다.
by 권은경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그냥 책 읽기를 바라지 않는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공부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시험 점수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책을 읽힌다.
물론 모든 부모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공부를 잘 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이들에게
진짜 도움이 될까? 공부를 위해 책을 읽는다고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읽으면 재미가 있을까? 우리는 답을 이미
알고 있다. 그 재미는 지극히 줄어들고 말 것이다. 그래
서 책 읽기를 처음 할 때 동화(문학)책을 읽으라고 한다.
동화책은 우선 재미가 있다. 동물이 주인공으로
나오기도 하고, 사람처럼 말을 하기도 하고, 인간과 같은
사회 속에서 동물들이 생활하는 모습도 나온다. 사람의
일이라면 너무 진지해서 재미가 없는 이야기도 동물들에
게 어떤 문제가 발생해 의논하면, 아이들은 그 문제에
집중해 잘 읽기도 하고 그 일을 자신과 비교해
생각하기도 한다.
꼭 동물의 이야기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동화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 주인공은 대게 또래가 많기 때문에 자신
의 입장에 빗대어 생각하기가 수월하다. 그래서 더 쉽게
재미를 느끼고 공감을 하게 된다. 어떤 문제를 사실 그대
로 서술하거나 설명한 글 읽기와는 다른 것이다. 보통
설명하는 글은 기억하기 어렵지만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
글, 동화(문학)는 비교적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재미와
공감을 느낀 기억이 머릿속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동화(문학)책을 아이들이 보는 유치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린이들의 입장에서 읽기 쉽게
쓴 이야기라고 해도 세상의 이치가 담겨있다. 다만
어른의 시각으로 보는 것보다 조금 단순화한 것뿐이다.
최근 청소년 문학 장르를 많이 읽게 됐는데, 청소년
문학 역시 그렇다. 읽다 보면 단순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10대들의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니다. 한 가정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로 확장된다.
아이의 이야기지만 내 이야기도 될 수 있다.
이렇게 책 속에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고
어떤 사건이 발생해 그 사건을 해결할 때까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결론
부분에 이르면 왜 내가 생각한 결론과 다른지, 또는 생각
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스스로
사고하게 된다. 조금씩 창의적 사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점이 문학 작품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학부모들이 기대하는 공부와 연결되는 지점일 것이다.
문학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게 되면 책 읽으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책을 읽는다. 필자는
독서지도 수업을 하면서 책상 위에는 수업과 관련 없는
책들도 올려놓는다. 수업과 관계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재밌을 만한 책들을 말이다.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지만 내가 말하지 않아도 책 제목을 슥 훑어보기도
하고, 호기심이 생기면 그 책에 관해 물어보기도 한다.
이야기를 해주면 심드렁하니 듣다가도 집에 가서
찾아보기도 하고,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한다.
어떤 땐 자극을 부추기기 위해 책 이야기를 하거나 책을
보란 듯 두기도 한다. 역시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서
아닌 척해도 표가 난다. 그렇게 책에 재미를 느끼고
독서력이 한 단계 상승하면 그 뒤로는 책 읽으라는
이야기가 필요 없어진다. 자기가 재밌는 책을 스스로
찾아서 읽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다양한 장르의
책 세계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될 것이다.
by 권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