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어른의 인지체계는 상당히 다르다.
인지체계가 다른 이유는 신경계가 아직 미성숙한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같은 것을 보고, 듣고,
심지어 같은 동작을 취하더라도 성인과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팔을 위로 쭉 뻗었다고
생각해보자. 성인은 본인이 의도적으로 팔을 위로
올리지만 갓 태어난 아기는 팔을 펴고도 자신이
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도리어 누가 나를 건드렸다
며 울어버리기도 한다.
소통하는 언어도 다르다. 아기는 어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른도 아이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운동능력은 말할 것도 없다. 지 구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는 인간이지만 아기 시절의 신체
활용 능력은 참으로 보잘 것 없어 자기 머리 하나
제대로 가누는데 100일이나 걸린다.
(새끼 사슴은 태어난지 30분만에 스스로 일어서서 젖을 먹는데 말이다..!)
이런 차이는 한국인과 아프리카인 정도가 아니다.
제법 인간의 외형을 갖추고 있어 그렇게 생 각하기는
어렵겠지만, 흡사 지구인과 외계인 만큼이나 다른 것
이다. 아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힘들 때에는
저 멀리 깐따삐아 별에서 우주여행 왔다가 지구별
에 떨어진 외계인이라고 상상해보자.
이 외계인은 언어도, 움직임도, 생활방식과 중력
조차도 낯선 지구별에 이제 막 적응을 시작했다.
당신은 이 외계인의 당혹스러움을 이해할 수 있겠는
가? 아마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가장 고등한
능력 중 하나인 상상력을 활용한다면. 아기 시절을
벗어나면 외계인이 지구인으로 바뀔까?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조금 크고 대화가 되는 것
만으로 ‘아! 이만큼 키웠더니 나랑 비슷하게 말하고
행동하잖아? 이제 지구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인간의 성숙은
자기 몸 하나 잘 다루면 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자신과 타인을 인식하는 인지체계, 즉 사회적 성숙에
도 계속해서 변화가 생긴다. 어제까지는 방실방실
웃던 아이가 오늘은 갑자기 떼쟁이가 되어 떨어지지
않고, 엄마만 찾던 아이가 친구랑 놀겠다며 방문을
닫고, 자기만의 생각과 세상을 가지게 된다.
과정을 통해 자립(自立)을 이루어 나가며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도 계속해서 변화한다. 다른말로, 갈등
한다. 그리고 내게 전생이 있다면 전생에도 들었을
한마디가 기어코 울려퍼지는데, 대략 이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너도 커서 너 같은 딸(아들) 하나낳아봐라..!
그럴바에는 그냥 쭉 외계인으로 인식해보는게
어떨까? 아마도 아이가 나와 다른 개체이며 독립된
인격체라는 것을 의식적으로라도 인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혼자서는 살아남지 못했을
이 꼬꼬마 외계인의 지구별 적응과정을 관람하는
특권은 오로지 나에게 있으니,
그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by 키다리가노사
아이와 어른의 인지체계는 상당히 다르다.
인지체계가 다른 이유는 신경계가 아직 미성숙한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같은 것을 보고, 듣고,
심지어 같은 동작을 취하더라도 성인과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팔을 위로 쭉 뻗었다고
생각해보자. 성인은 본인이 의도적으로 팔을 위로
올리지만 갓 태어난 아기는 팔을 펴고도 자신이
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도리어 누가 나를 건드렸다
며 울어버리기도 한다.
소통하는 언어도 다르다. 아기는 어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른도 아이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운동능력은 말할 것도 없다. 지 구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는 인간이지만 아기 시절의 신체
활용 능력은 참으로 보잘 것 없어 자기 머리 하나
제대로 가누는데 100일이나 걸린다.
(새끼 사슴은 태어난지 30분만에 스스로 일어서서 젖을 먹는데 말이다..!)
이런 차이는 한국인과 아프리카인 정도가 아니다.
제법 인간의 외형을 갖추고 있어 그렇게 생 각하기는
어렵겠지만, 흡사 지구인과 외계인 만큼이나 다른 것
이다. 아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힘들 때에는
저 멀리 깐따삐아 별에서 우주여행 왔다가 지구별
에 떨어진 외계인이라고 상상해보자.
이 외계인은 언어도, 움직임도, 생활방식과 중력
조차도 낯선 지구별에 이제 막 적응을 시작했다.
당신은 이 외계인의 당혹스러움을 이해할 수 있겠는
가? 아마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가장 고등한
능력 중 하나인 상상력을 활용한다면. 아기 시절을
벗어나면 외계인이 지구인으로 바뀔까?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조금 크고 대화가 되는 것
만으로 ‘아! 이만큼 키웠더니 나랑 비슷하게 말하고
행동하잖아? 이제 지구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인간의 성숙은
자기 몸 하나 잘 다루면 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자신과 타인을 인식하는 인지체계, 즉 사회적 성숙에
도 계속해서 변화가 생긴다. 어제까지는 방실방실
웃던 아이가 오늘은 갑자기 떼쟁이가 되어 떨어지지
않고, 엄마만 찾던 아이가 친구랑 놀겠다며 방문을
닫고, 자기만의 생각과 세상을 가지게 된다.
과정을 통해 자립(自立)을 이루어 나가며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도 계속해서 변화한다. 다른말로, 갈등
한다. 그리고 내게 전생이 있다면 전생에도 들었을
한마디가 기어코 울려퍼지는데, 대략 이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너도 커서 너 같은 딸(아들) 하나낳아봐라..!
그럴바에는 그냥 쭉 외계인으로 인식해보는게
어떨까? 아마도 아이가 나와 다른 개체이며 독립된
인격체라는 것을 의식적으로라도 인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혼자서는 살아남지 못했을
이 꼬꼬마 외계인의 지구별 적응과정을 관람하는
특권은 오로지 나에게 있으니,
그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by 키다리가노사